[탐사] 허술한 관리, 지역아동센터 부당 운영 부추겨

등록일자 2019-09-14 18:48:20

【 앵커멘트 】
저희가 연속보도 해드리고 있는 일부 지역아동센터들의 부당 운영 실태 뒤에는 행정기관의 허술한 관리·감독이 있었습니다.

제대로 감독해야 할 행정기관이 후원금 부당 집행이나 아이들의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유출돼도 문제삼지 않았습니다.

이준호 기자입니다.

【 기자 】
광주의 한 지역아동센터가 인터넷에 공시한 지난 2017년의 후원금 지출 내역서입니다.

개인과 기업 등으로부터 후원 받은 4천만 원 가까운 돈을 센터 운영 등을 위해 모두 357회에 걸쳐 썼다고 나와 있습니다.

지출에 대한 증빙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해당 지역아동센터가 광주 서구청에 보고한 정산서 일부를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하반기 지출 내역 174개 중 절반 넘는 항목의 천여 만 원은 영수증 등 관련 증빙자료가 첨부돼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관할 구청은 제대로 파악도 못하고 있습니다.

▶ 싱크 : 광주광역시 서구청 관계자
- "내부 (고발자가) 다 알려주면 그걸 우리가 확인해볼 텐데 전수조사를 아무리 해도 한계가 있는 거고.."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허술한 관리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광주 북구의 한 지역아동센터가 관할구청에 보고한 후원금 사용 내역서.

지난 2016년부터 최근까지 후원금을 사용해 센터 시설장의 개인 휴대전화 요금을 납부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할 구청은 지난 3년 동안의 점검에서 한 차례도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행정기관의 부실한 관리 속에 센터 아이들을 위해 쓰여야 할 후원금이 줄줄 샌 겁니다.

▶ 싱크 : 광주광역시 북구청 관계자
- "다른 지역에 비해서 센터 수가 2배나 2.5배로 상당히 많습니다. 이 많은 센터를 한정된 시간 안에 정기 점검을 해야 하는 좀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행정기관의 허술한 관리 실태가 드러났습니다.

시민 누구나 내려받아 볼 수 있는 전국 지역아동센터들의 예·결산 자료.

한부모 가정 아이의 이름과 같은 센터 아동들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이와 같은 개인정보 유출 실태를 지적한 kbc의 보도 이후, 보건복지부 등은 뒤늦게 제도 개선에 나섰습니다.

현재 해당 사이트에서 기관 아이디로 접속하면 볼 수 있는 공지 창입니다.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긴 결산 공시자료를 내리거나 수정하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 싱크 : 보건복지부 산하 사회보장정보원
- "저희도 방송 나간 걸 봤어요. 지금 (개인정보가) 나간 부분에 대해서 수정하게끔 요청을 한 상태이고요"

지역아동센터 중앙지원단도 전국의 각 센터들에게 kbc 보도 영상을 첨부한 긴급공지 메일을 보내고, 개인정보 유출 방지를 요청했습니다.

kbc 이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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