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진료 받으면 돈 돌려줄께" 실손보험도 줄줄

등록일자 2020-07-29 21:04:33

【 앵커멘트 】
광주지역 일부 병원이 진료기록을 부풀려 건강보험료를 부당청구한단 보도 전해드렸는데요.

의료보험 부당 수급의 표적이 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뿐이 아니였습니다.

일부 요양병원에서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환자들에게 고가의 비급여 진료를 받도록 유도해 보험료를 받아 챙기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의료보험 부당 수급을 다루는 기획 보도, 두 번째 순서로 구멍 뚫린 실손의료보험의 실태를 박성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요양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을 경우 한 달 많게는 수백만 원의 진료비가 나옵니다.

90%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해있어도 10%인 월 수십만 원의 자기부담금은 환자의 몫입니다.

적지 않은 부담인데 광주의 한 병원은 이 부분을 노려 환자에게 은밀한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월 6백만 원 이상 진료비가 나올만큼 치료를 받으면 그 자기부담금을 병원에서 대신 주겠다는 겁니다.

▶ 싱크 : 광주 A 요양병원
- "온열치료도 좀 하시고 치료에 대한 의욕이 생기시면, 주사제를 더 맞길 원하시면 지인 할인해서 10%는 저희가 해드릴게요. 결제하시고 나서 돌려드리는 것까지. 6백 쓰시면."

은밀한 제안은 다른 병원에서도 계속됩니다.

3곳의 요양병원을 찾아가봤는데, 3곳 모두 고액 진료를 약속하면 이른바 ‘페이백’을 해주겠다며 환자 유치에 나섰습니다.

▶ 싱크 : 광주 B 요양병원
- "6백 잡으시면 15%. 6백 쓰신다고 하면 90만 원? 이런 건 비밀인데.."

▶ 싱크 : 광주 C 요양병원
- "저희도 생판 모르는 사람들은 그런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안 받기도 하고, 그런 이야기는 잘 안 하거든요. 7백 정도 쓰면 15% 맞추고 1인실 잡아드릴게요."


건강보험제도에서 가격을 통제하지 않는 비급여 항목으로 과다 진료를 한 뒤 실손보험에서 돈을 받아 병원과 환자가 나눠 갖는 수법인데,//

병원은 돈을 더 벌 수 있고, 환자는 자기 부담금의 부담이 줄어들다보니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요양병원의 은밀한 제안은 쉽게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양식 / 손해보험협회 호남지역본부장
- "왜냐하면 그 달콤한 유혹을, 그 유혹을 한 번 겪어본 사람은 포기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병원도 그렇죠. 모집책도 그렇죠. 환자도 그렇거든요."

지난해 실손보험 손해율은 130%에 달하면서 올해 대다수의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보험료를 6~7%가량 올렸습니다.

과다 진료를 통해 일부 요양병원을 배불린 돈은 고스란히 일반 가입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몫이 되고 있습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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