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천 영향' 평가점수 잘 받으려..봉사실적 부풀려

등록일자 2020-04-09 18:49:23

【 앵커멘트 】
봉사활동 실적은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에게 공천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평가 지표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역의 일부 정치인들이 이런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부적절한 방식으로 봉사실적을 부풀린 사실이 저희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더 큰 문제는 봉사실적을 관리 감독해야할 행정기관은 이런 사실을 발견하고도 은폐한 정황까지 드러났습니다.

이준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정부의 봉사입력시스템에 등록된 광주광역시의회 정순애 의원의 봉사실적 자료입니다.

지방선거를 반 년여 앞두고 208시간의 봉사 시간이 하루 만에 입력됐습니다.

봉사 뒤 3개월 안에 시스템에 등록해야 하는 기본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은 이 실적은 반드시 첨부돼야 할 증빙자료조차 없습니다.

정순애 의원은 17년 11월 당시 공천에 배제할 현역정치인을 거르는 정당의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온전하지 못한 방법으로 봉사실적을 올려 시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실적으로 올리지 않은 봉사활동도 많이 해왔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광주 서구의회 윤정민 의원의 봉사실적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당한 방법으로 등록됐습니다.

증빙자료가 존재하지 않은 124시간의 봉사실적이 정순애 의원과 같은 날 입력된 겁니다.

윤 의원은 자신이 소속된 여성단체가 봉사시간을 관리해 부당한 봉사실적이 있었는지 잘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단체는 당시 윤 의원이 직접 부탁해 실제 하지도 않은 봉사활동까지 포함해 실적을 부풀렸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이정순 / 한국부인회 서구지회장
- "자기가 필요했단 것을 해주라 해서 나는 아무 생각 없이 해줬고 우리 회원이기 때문에 (이번 일로) 결정을 해서 윤정민 의원을 탈퇴시키게끔 하자 내가 그랬어요"

이들의 봉사 실적을 관리 감독해야 할 광주 서구자원봉사센터와 관할구청은 이와 같은 사실을 몰랐을까.

취재진이 입수한 광주 서구청의 내부 문건.

지난 2018년 당시, 두 의원의 증빙자료 없는 봉사실적을 담당 공무원이 발견했지만 2년이 지나도록 반려 등의 조치는 없었습니다.

▶ 싱크 : 당시 광주 서구청 담당 공무원
- "이분이 우리 의원인지까지 들여다 볼만큼 시간적 여력도 없었고 그렇게까지 의심을 해보고 일하지 않아서 아마 숙지를 다 했다 할지라도 그렇게까지 하면서 일하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광주 서구자원봉사센터의 직원은 증빙자료를 뒤늦게 허위로 만들다 구청에 적발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 싱크 : 광주 서구자원봉사센터 직원
- "한국부인회 서구지회 회장님 말씀은 그러면 똑같이 써줄테니 해명이라도 해라 그렇게 말씀하셨고 내가 증빙자료를 썼다고 해 이 정도까지 말씀하셨어요"

▶ 스탠딩 : 이준호
- "광주 서구자원봉사센터는 증빙서류 허위 작성에 대한 경위 파악에 나선 한편, 두 의원의 해당 봉사시간을 반려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c 이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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