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in]감시되지 않은 유해 폐기물 '페로니켈슬래그'

등록일자 2016-08-26 15:40:48

【 앵커멘트 】
니켈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페로니켈슬래그가 최근 여러 분야의 건축 골재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최근 수십만 톤이 매립된 광양의 한 주택단지 조성현장에서 다량의 유해물질이 검출돼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정부조차 안전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페로니켈슬래그의 문제점을 이상환 기자가 탐사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약한 지반을 다지기 위한 수평배수재로
지하 10미터 아래에 모래 대신
페로니켈슬래그를 사용한 광양의 한 주택단지 조성현장입니다.

페로니켈 슬래그는 광석에서 니켈을 뽑은 뒤
나오는 산업 폐기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광양의 한 포스코 계열사가 연간 180만 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이상환
- "아파트가 들어설 이곳에 매립된 페로니켈슬래그는 25톤 트럭 만 2천대 분량으로 32만 톤이 넘습니다."

그런데 최근 페로니켈슬래그에서 유해성분이
검출돼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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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의회가 공사현장에서 채취한 페로니켈슬래그의 성분을 국제공인시험기관에 의뢰한 결과 니켈이 주거지역 토양오염 우려 기준의 9배나 검출됐습니다.//

중금속인 니켈은 국제암연구소가 인정한
발암성 물질로 노출될 경우 피부 발진과
폐기능 저하, 심할 경우 폐암과 비강암까지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인터뷰 : 백성호 / 광양시의원
-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양의 니켈을 포함한 페로니켈슬래그였습니다. 문제는 이후에 페로니켈슬래그가 지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그랬을 때 환경적으로 오염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거단지에 페로니켈슬래그가 매립되고, 또 이렇게 많은 함량의 니켈이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인근 주민들은 조성중인 주택단지 땅 속에
유해물질이 묻히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 싱크 : 인근 주민
- "언제부터인가 시커먼 먼지가 들어오긴 했어요. 흙먼지가 아니라 시커먼 먼지가..그런 것 뭐 인근 주민들한테 일일이 얘기하고 공사하는 게 아니니까."

발암물질이자 대기유해물질이 어떻게 주택단지에 매립될 수 있었을까.

취재 결과 정부가 산업폐기물의 재활용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 니켈에 대한 검증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폐기물은 성분 분석을 통해 재활용이 가능한
일반폐기물과 그렇지 않은 지정폐기물로
분류되는데, 니켈은 이 둘을 구분짓는
성분 항목에서 제외돼 왔습니다.

cg2/
환경부는 지난 2009년 1월 니켈에 대한
검증 없이 페로니켈슬래그의 재활용을
생산업체에 허용해줬고,//
cg3/
공업단지 조성의 골재로 사용되다 최근에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주거단지까지 그 활용도가 넓어졌습니다.//

▶ 싱크 : 광양시 관계자
- "(광양 주택단지의 경우) 페로니켈을 썼을 때 모래 대비 32억 원이 절약됩니다. 이 페로니켈을 사용하는 쪽은 100% 경제성 때문에 쓰는 것이지 뭐 다른 이유가 있겠습니까."

환경부가 매립되는 페로니켈슬래그를 토양으로 보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토양환경보전법에 니켈에 대한 오염도 기준이 있지만 성토재로 매립되는 페로니켈슬래그가
토양으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법 적용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 싱크 : 환경부 관계자
- "완전히 토양화 됐을 땐 당연히 토양으로 넘어가지만 이 페로니켈의 경우에는 자체가 폐기물이지 않습니까. 토양이 아니거든요. "

하지만 학계에서는 토양환경 보전법에 준하는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페로니켈슬래그가 성토재로 사용되면 토양이나 마찬가지고 또 문제가 된다고 해서
나중에 다시 파낼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박상숙 / 순천대 환경공학과 교수
- "땅에 묻혔다라고 하면 그게 물론 시멘트 콘크리트나 골재로 볼 수도 있지만 그것도 결국엔 토양에 들어가서 나중에는 토양의 형태로 같이 묻혀서 가기 때문에.."

▶ 스탠딩 : 이상환
- "마땅한 기준이 없어 그 동안 감시되지 않았던 페로니켈슬래그는 제 뒤로 보이는 하동의 한 농공단지에도 82만 톤이 매립됐고, 학교 기숙사와 도로의 골재로도 사용됐습니다."

생산업체 측은 페로니켈슬래그를 넣어
6시간 동안 흔든 용출시험 용액 성분에
문제가 없다며 안전하다는 입장입니다.

▶ 싱크 : 생산업체 관계자
- "현행법상에서도 그렇고 저희가 활용해본 결과 안전하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정치권에서는 페로니켈슬래그의
재활용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법안 개정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한정애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장기간에 걸치면서 오염원으로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정해 놓은 오염물질의 함량,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

페로니켈슬래그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택 단지 입주민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까지
발암물질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kbc 이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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