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한 세상, 나를 다스리는 데는 바느질이 최고!"

등록일자 2024-03-25 16:44:40
남도전통문화연구소 '고쟁이 학교' 개강
광주·순천·양산·거창·영암 등에서 참여
10월까지 매월 실기수업 진행 후 전시·패션쇼
5월 '곳간기행'과 '정가 음악회' 마련
▲(사)남도전통문화연구소가 23일 '2024년 제2기 고쟁이학교' 개강식을 갖고 본격적인 수업을 시작했다.

전통문화와 생활풍속 체험을 통해 현대인에게 삶의 희열과 힐링의 시간을 제공하는 '고쟁이학교'가 올해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전남 보성군 문덕면 구 문덕분교 폐교사에 자리한 사단법인 남도전통문화연구소는 지난 23일 '2024년 제2기 고쟁이 학교' 개강식과 함께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고 25일 밝혔습니다.

이 학교는 천연염색명장이자 전통문화연구가인 한광석 이사장이 옛 여인들의 복식 중 대표적이고 상징적인 옷이었던 '고쟁이'를 현대인의 시각으로 새롭게 조명하고 이해하는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100여 년 전, 전북 전주와 경북 안동의 양반댁 규방 혼수품으로 만들어진 고쟁이 진품을 샘플로 삼아 참가자가 직접 그 본을 뜨고 손으로 바느질과 염색을 해 '나만의 고쟁이'를 완성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번 학기에는 광주와 전남 순천, 보성, 영암뿐만 아니라 경남 양산과 거창 등지에 거주하는 수강생들도 참가해 모두 10여명이 함께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느질 공방을 운영하는 설순화씨(가운데)가 특별강사로 참여해 손 바느질에 대해 수강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23일 첫 수업에서는 전남 곡성군 겸면에서 바느질 공방을 운영하는 설순화씨가 강사로 참여하여 전통 한복과 속옷의 바느질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여 참가자들의 이해를 도왔습니다.

한광석 이사장은 "옷을 만드는 강의라고 해서 유명한 디자이너를 데리고 오면 자기 방식대로만 해버리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이 원하는 수준의 설명을 잘하지 못해 바느질 하는 분을 강사로 초청했다"면서 "자기 집에서 바느질 공방을 하는 설순화씨를 한 번 두 번 만나보고 고쟁이 학교에 와서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참가자들은 이날 진품 고쟁이를 놓고 직접 본을 뜨는 작업을 하면서 자신의 손으로 재탄생할 '현대판 고쟁이'를 디자인하는 과정을 진행했습니다.

이 수업은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주로 셋째 주 토요일에 수업을 이어갈 예정이며 바느질과 염색 등의 작업과정을 마무리하는 10월에 한자리에서 전시회와 이색 패션쇼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올해 고쟁이학교 첫 수업에서 수강생들이 실물 본을 뜨는 작업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한 이사장은 "요즘 사회가 너무 요란한 세상이어서 사람들이 정신이 없다"면서 "고요한 자기 스스로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명상센터에 가서 한다거나 이러는데, 사실은 바늘 끝에 머리기름 묻혀가면서 바느질을 하면서 자기 스스로를 다스리는 법을 옛날 우리 엄마들은 다 알았다"고 고쟁이학교 개설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요즘 말로 힐링을 하는 방식 중의 하나가 우리 전통 문화 속에서도 충분히 있다"고 강조하고 "사람들이 돈벌이 때문에 서양 것이다 하면 세련돼 보이고 또 멋있어 보이고 폼 나 보이고 하니까 자꾸 그걸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고쟁이 학교는 오는 5월에 특별 프로그램으로 '곳간기행&음악회'를 개최합니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옛말을 현장답사를 통해 이해하게 될 이 행사는 전남 보성이나 전남 화순의 능주향교 등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특히 음악회에는 무형문화재 제30호 여창가곡 이수자 강권순씨를 초대해 한옥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우리 정가 가곡의 음색과 멋에 취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광석 이사장이 지난해 열린 고쟁이 학교 참관 행사에서 방문객들에게 남도의 전통문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 이사장은 "곳간기행은 향교를 활성화시키는 방안 중에 하나로 능주향교에 문의할 예정이다"면서 "향교하고 가곡하고는 딱 맞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향교는 사실 조선 500년 동안에 우리 교육 기관이었는데 서원 때문에 전부 다 쇠퇴했다"면서 "지난 100년 동안에 아무 역할을 못 했는데 옛날 학교에서 우리가 다시 가곡을 들으면서 집이라든지 전통에 대한 얘기도 나누는 시간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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